네팔에서 친공산 성향 정권이 무너지고 사회 전반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9월 초 카트만두를 기점으로 확산된 대규모 시위는 단순한 정책 불만을 넘어, 부패와 족벌주의,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한 정권 운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태의 도화선은 정부가 9월 4일 전격적으로 페이스북, X(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전면 차단령을 내린 데서 비롯됐다. 온라인 공간에서 비판과 분노를 표출하던 젊은 세대, 특히 Z세대는 즉각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시위는 경찰청·의회·총리 관저 등 주요 권력기관을 불태우는 폭발적 양상으로 번졌다. 교도소 습격으로 1만 3천여 명의 수감자가 탈출하면서 치안은 사실상 붕괴했다.
정권 붕괴도 순식간이었다. KP 샤르마 올리 총리는 시위 발생 이틀 만에 사임했고, 내각 인사 일부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도주하거나 해외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역시 사임 압박을 받고 있으며, 여야 지도부가 줄줄이 사퇴하면서 네팔은 현재 권력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시민단체와 야권은 전직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과도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나, 새로운 질서를 누가 주도할지는 불확실하다.
인명 피해도 급증했다. 5일 만에 최소 51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1천 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정부청사와 정치인 자택이 불타거나 약탈당했으며, 일부 장관과 고위 관리들은 시위대에 폭행당하거나 가족이 희생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군부와 경찰은 전국 통행금지령을 선포했으나 상황을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네팔 내 친중 정권의 붕괴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네팔의 내정 안정이 중요하다”며 시위대를 겨냥한 ‘질서 회복’ 메시지를 내놨지만, 현지 반중 정서 확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네팔과의 역사적·지리적 연계를 강조하며 “민주적 절차에 따른 새로운 정치 질서 수립”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결과가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며, 과도정부 구성이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청년 혁명”에 가까운 현상으로 본다. 네팔 사회에 누적된 불신과 불만이 Z세대 주도의 시위로 폭발했으며, 이는 부패 체제와 권위주의적 정치 구조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밀착한 정책이 오히려 젊은 세대의 저항을 키웠다는 점에서 국제적 함의도 크다.
향후 네팔은 극심한 사회 혼란과 경제·치안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권위주의 체제와 친중 정권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아시아 각국 정치에 강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