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부 지분을 남겨두는 거래가 많다. 예를 들어 창업자가 지분 100% 중 70%를 매각하고 30%를 계속 보유하는 방식이다.
매도인은 상당한 매각대금을 먼저 확보하면서 회사가 성장하면 잔여지분을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세컨드 엑시트’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지분을 보유한다는 것은 회사와 관련된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잔여 지분이 있는 거래에서는 주식매매계약과 주주간계약의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주식매매계약, 즉 SPA는 어떤 주식을 얼마에 사고팔 것인지, 거래대금을 언제 지급할 것인지,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과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 책임은 무엇인지를 정하는 계약이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매각할 때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투자자가 인수할 때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다. 반면 주주간계약, 즉 SHA는 거래가 끝난 뒤 주주들이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고 각자의 주식을 어떻게 처분할지를 정하는 계약이다.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 이사 지명권, 정보제공 의무, 신주발행, 배당정책, 주식 양도 제한, 우선매수권, 공동매도참여권, 동반매도요구권, 풋옵션과 콜옵션 등이 주주간계약에 포함된다. SPA가 현재의 지분 매각을 위한 계약이라면, SHA는 남겨둔 지분의 미래를 결정하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매도인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동의권이다. 경영권이 매수인에게 넘어가면 대표이사 선임, 이사회 구성, 자금조달과 투자 결정도 대부분 매수인이 주도한다.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다면 매수인은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거나 회사의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계열회사와 불리한 거래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정관 변경,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합병·분할, 영업양도, 핵심 자산 처분, 대규모 차입, 특수관계인 거래, 배당정책 변경 등 잔여지분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는 매도인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다만 모든 경영사항에 동의권을 요구하면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수 있다. 동의권은 일상적인 경영이 아니라 잔여지분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한정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차입’과 같이 추상적으로 규정하지 말고, 일정 금액이나 자산총액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차입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잔여지분의 희석도 주의해야 한다. 매도인이 거래 종결 후 30%를 보유하더라도 회사가 매수인이나 매수인의 계열회사에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율은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및 스톡옵션도 장래의 지분 희석을 발생시킨다. 이를 방지하려면 회사가 신주나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할 때 매도인에게 지분율에 따른 우선인수권을 부여해야 한다.
매수인 또는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희석이 발생하는 신주발행에는 매도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보제공권도 중요하다. 경영권을 넘긴 매도인은 과거와 달리 회사의 자료를 자유롭게 확인하기 어렵다. 대표이사와 이사에서 모두 물러나면 회사의 매출과 손익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따라서 월별 또는 분기별 재무제표, 자금수지, 연간 사업계획, 예산 대비 실적, 차입금과 담보 현황, 특수관계인 거래, 주요 소송과 세무조사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도록 해야 한다.
향후 잔여지분 가격이 EBITDA나 순이익에 따라 결정된다면 회계자료를 검증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의 검토권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배당정책 역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잔여지분을 보유하고 있어도 회사가 배당하지 않으면 매도인은 현금수익을 얻기 어렵다.
반면 매수인은 회사로부터 경영자문료, 상표권 사용료, 대여금 이자 등을 받아 배당 없이도 경제적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이 경우 회사의 이익은 줄어들고 잔여지분의 가치도 하락한다.
따라서 특수관계인 거래는 정상가격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자문료나 수수료 지급에는 매도인의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투자계획과 재무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배당정책도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잔여지분의 최종 매각 방법도 미리 설계해야 한다. 매수인이 자신의 경영권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매도인도 같은 조건으로 잔여지분을 함께 팔 수 있는 공동매도참여권, 즉 태그얼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수인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회사를 매각하면서 매도인의 잔여지분만 남겨둘 수 있다. 매도인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새로운 대주주와 동업해야 하고, 잔여지분의 매각 기회도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매수인이 회사를 제3자에게 매각할 때 잔여주주에게도 주식을 팔도록 요구하는 동반매도요구권, 즉 드래그얼롱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드래그얼롱에는 최소 매각가격이나 최소수익률을 정하고, 잔여주주에게도 매수인과 동일한 주당 가격과 지급조건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매도인이 다시 회사 전체의 경영상 위험을 보증하거나 무제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책임 범위도 제한해야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잔여지분을 정리하기 위한 풋옵션과 콜옵션도 중요하다. 풋옵션은 매도인이 잔여지분을 매수인에게 팔 수 있는 권리이고, 콜옵션은 매수인이 매도인의 잔여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이때 단순히 ‘공정가치로 매수한다’고 규정해서는 부족하다. 기준이 되는 EBITDA나 순이익, 적용할 배수, 순차입금의 범위, 일회성 비용의 조정, 평가기관 선정 방식과 매매대금 지급기한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특히 매수인이 회사를 지배하면 잔여지분 매입 전에 비용을 늘리거나 계열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해 회사의 EBITDA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비경상적 비용이나 특수관계인 거래를 가격 산정 과정에서 조정하도록 해야 한다. 가격 산정에 의견 차이가 발생할 경우에는 독립된 회계법인이나 평가기관이 최종 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매도인이 거래 후에도 대표이사나 임원으로 근무한다면 주주 지위와 경영자 지위를 구분해야 한다.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더라도 잔여지분까지 자동으로 매각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일부 계약에서는 퇴사나 해임이 발생하면 매수인이 잔여지분을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도록 정한다. 이른바 Good Leaver와 Bad Leaver 조항이다.
Bad Leaver의 범위가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훼손한 경우’처럼 추상적으로 작성되면 매수인이 경영권 갈등을 이유로 매도인을 해임한 뒤 잔여지분을 저가로 회수할 위험이 있다.
횡령·배임, 고의적인 중대 계약위반 등 객관적인 사유로 제한해야 한다. 매수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매도인을 해임하거나 경영에서 배제한 경우에는 잔여지분을 공정가치 이상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경영권을 넘긴 후에도 매도인의 진술 및 보장 책임이 남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과거의 세무·노무·회계·인허가 문제가 거래 종결 후 발견되면 매수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매도인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회사의 손해로 인해 잔여지분 가치까지 하락하는 이중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진술 및 보장의 존속기간, 최소 청구금액, 누적 손해 기준과 총 책임한도를 정해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매수인에게 이미 공개한 사항이나 매수인이 알고 있던 사항은 책임에서 제외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수인이 주장하는 손해배상채권을 잔여지분 매매대금과 일방적으로 상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분쟁 중인 손해배상금까지 매매대금에서 차감할 수 있게 하면 잔여지분의 엑시트 대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업금지 조항도 지나치게 넓게 설정해서는 안 된다. 매수인은 회사의 거래처와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매도인의 경쟁사업을 제한하려고 하지만, 업종·지역·기간이 지나치게 넓으면 매도인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금지되는 사업의 범위와 적용 지역,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상장회사에 대한 단순 투자나 기존 사업 등은 예외로 둘 필요가 있다. 결국 잔여지분을 남기는 거래에서는 최초 매각가격만 높게 받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매도인이 주요 경영사항에 관여할 수 있는지, 지분 희석을 막을 수 있는지, 회사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지, 매수인의 재매각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지, 일정 시점에 공정한 가격으로 잔여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회사의 70%를 잘 파는 것만으로 엑시트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남겨둔 30%의 가치를 지키고,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된 가격으로 다시 파는 것까지 설계해야 진정한 엑시트라고 할 수 있다. SPA가 첫 번째 매각의 성패를 결정한다면, SHA는 매도인의 두 번째 엑시트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칼럼 제공 M&A전문가 곽상빈]
공인회계사/변호사/감정평가사/경영학박사
더블유엠디(W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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