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와 관련 회의가 8월 17일부터 28일까지 중국 다롄에서 열렸다. 한국은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수석대표로 파견해 연결성, 디지털경제와 인공지능 정책, 경제기술협력 등의 논의에 참여했다. 올해 APEC 의장국인 중국이 11월 선전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입장을 조율한 실무 무대였다.
APEC은 한국·중국·미국·일본을 비롯한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경제협력체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을 만드는 기구는 아니지만 무역과 투자, 디지털 규칙, 공급망과 인적 교류의 방향을 논의한다.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미중 경쟁이 심한 시기에도 대화 통로의 역할을 한다. 고위관리회의에서 정리된 내용은 합동각료회의와 정상회의로 올라간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사람·물류·정보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드는 ‘연결성’ 정책대화와 디지털경제·AI 정책대화에 참여했다. AI가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 개인정보와 국가 간 기술 격차에 영향을 주는 만큼 공동 원칙을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 개발 수준이 다른 회원이 기술의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교육과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개방과 협력, 혁신,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환경은 단순하지 않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 첨단기술과 산업 보조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각국은 공급망 안정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어느 나라와 어떤 기술을 공유할지를 놓고 판단이 다르다. 공동문서에 같은 표현을 넣더라도 세부 정책에서는 차이가 남을 수 있다.
한국과 중국에는 APEC이 양자관계를 넘어 협력할 수 있는 다자 무대라는 의미가 있다. 한중 양국은 교역 규모가 크고 디지털 플랫폼, 전기차, 배터리와 인공지능 산업에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양자 현안만 논의하면 갈등이 앞서기 쉽지만 APEC 안에서는 통관 간소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과 인구 고령화처럼 여러 회원의 공동 문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수 있다.
한국은 AI 규범 논의에서 안전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와 저작권, 알고리즘의 차별을 줄이는 원칙이 필요하지만 중소기업과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를 만들면 기술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중국의 대규모 데이터와 플랫폼 경험, 한국의 반도체·통신·콘텐츠 역량을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로 연결할 분야도 찾을 수 있다. 다만 핵심 기술과 데이터의 보호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APEC 논의가 시민과 기업의 체감 성과로 이어지려면 선언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바꿔야 한다. 전자문서와 통관 절차의 호환, 재난 때 공급망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 청년과 여성의 디지털 교육, 고령사회 대응 서비스 같은 분야가 실질적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 중소기업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때 서로 다른 인증과 데이터 규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동 안내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11월 정상회의까지 남은 과제는 회원 사이의 차이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합의 가능한 최소 기준을 찾는 일이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수동적으로 문구를 조정하기보다 개방된 무역, 안전한 AI와 공급망 예측 가능성이라는 구체적 의제를 제안해야 한다. 중국도 의장국으로서 자국 정책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회원의 우려를 공동문서와 실행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다롄 회의의 성과는 선전 정상회의 이후 실제 협력 사업이 얼마나 시작되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인구 변화에 대한 논의도 한국과 중국이 함께 주목할 분야다. 두 나라 모두 저출생과 고령화, 지역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돌봄 기술과 평생교육, 고령자의 디지털 접근성, 지역 일자리 정책을 APEC 공동사업으로 발전시키면 다른 회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협력이 관세와 수출만 다루는 틀을 넘어 시민의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넓어져야 한다.
출처: 대한민국 외교부 ‘2026년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 참석’(2026.8.28), APEC 관련 공개자료
중국어 번역|大连APEC高官会闭幕,韩国参与人工智能和数字经济规则讨论
21个成员围绕互联互通、人口变化和可持续增长协调立场,深圳峰会前的务实共识是关键
2026年亚太经合组织第三次高官会及相关会议于8月17日至28日在中国大连举行。韩国派出以外交部经济外交协调官朴钟汉为首席代表的政府代表团,参加互联互通、数字经济与人工智能政策、经济技术合作等讨论。这是中国作为2026年APEC东道主,为11月深圳领导人会议协调成员立场的重要工作会议。
APEC由韩国、中国、美国、日本等21个成员组成。它并不制定具有法律约束力的条约,但会讨论贸易投资、数字规则、供应链和人员往来。在中美竞争加剧的背景下,APEC仍为立场不同的成员保留对话渠道。高官会成果将提交部长会议和领导人会议。
本次会议讨论了人员、物流和信息流动的互联互通,以及数字经济和人工智能政策。人工智能可以提高生产率,也会影响就业、个人信息和成员之间的技术差距。各方需要探索共同原则,并帮助发展水平不同的成员获得教育和基础设施支持。
中国作为东道主强调开放合作、创新与包容增长,但现实环境并不简单。中美在关税、先进技术和产业补贴方面仍有分歧。各国虽然同意提高供应链稳定性,但对技术共享的对象和范围判断不同。共同文件即使采用相同表述,具体政策仍可能存在差异。
APEC为韩中两国提供了超越双边矛盾的合作平台。两国在数字平台、电动汽车、电池和人工智能产业中既竞争也合作,可以围绕通关便利、中小企业数字化、气候变化和老龄化等共同问题寻找项目。韩国应在人工智能规则中同时强调安全与产业活力,并明确核心技术和数据保护标准。
APEC成果要让企业和公众有感,必须从宣言走向项目。电子文件互认、灾害时期供应链信息共享、青年和女性数字培训、老龄社会服务,都可以成为具体任务。韩国还应主动提出开放贸易、安全人工智能和供应链可预测性等议题。大连会议的真正成果,将由深圳峰会之后启动多少实际合作来检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