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우리는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과거에는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그리고 얼마나 자기다운 삶을 유지하며 오래 사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
흔히 '골골백세'라는 말이 있다. 오래 살지만, 각종 질환과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삶을 빗댄 표현이다. 반대로 건강한 신체와 활력을 유지하면서 장수하는 '팔팔백세'를 꿈꾸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 무엇이 다른가 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건강검진은 현재 우리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질환의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유전자 검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전자 검사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이나 특정 질환과 관련된 유전적 위험 요인 등을 살펴보는 검사다. 다만 유전자 검사가 미래의 질병을 확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질병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나이, 생활 습관, 환경, 가족력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는 서로 대체하는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건강관리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있다.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다. 졸리는 가족력 등을 고려해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BRCA1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사실을 2013년 공개했다.
당시 그녀는 암 진단을 받은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유전적 위험 요인과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의료진과 상담한 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선택했다. 이 사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유명 배우가 유전자 검사를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질병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것에 더해 자기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적절한 예방과 관리 방법을 고민하는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검사와 같은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BRCA1과 같은 질병 관련 유전자 검사는 일반적인 건강관리 목적의 유전자 검사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 검사라는 말이 일반인에게 친숙해지는 데 코로나19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PCR 검사를 직접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분자 진단 기술과 유전물질을 이용한 검사 방식이 우리의 일상 가까이 들어왔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PCR은 특정 유전물질을 증폭해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는 분자 진단 기술이고,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질환 위험 등을 분석하는 유전자 검사와는 검사 목적과 활용 방식이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유전자·분자 진단 기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모든 유전자 검사를 동일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타액으로 가능한 유전자 검사, 최근에는 검사 목적에 따라 혈액뿐 아니라 타액 등 비교적 간편한 방식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유전자 검사도 등장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과거보다 검사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간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검사 결과를 지나치게 신뢰해서도 안 된다. 유전자 검사를 선택할 때는 어떤 유전자를 분석하는지, 어떤 목적으로 검사를 하는지, 검사기관의 전문성과 품질관리 체계는 어떠한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개인의 유전정보는 매우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와 유전정보의 보관·이용 방식도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K-컬처에서 K-바이오로, 대한민국은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K-컬처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 분야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는 유전자 분석, 분자 진단, 바이오·의료,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기업과 연구 기관들이 있다.
앞으로 고령화가 세계적인 현상이 되면서 개인의 건강 정보와 유전정보를 활용한 예방 중심의 헬스케어 시장 역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정확성과 안전성, 개인정보 보호, 합리적인 비용, 전문적인 결과 해석, 그리고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다.
유전자 검사가 대중화될수록 기업과 검사기관은 '얼마나 많은 검사를 제공하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하고 책임 있게 정보를 제공하느냐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검사'보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건강관리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며, 운동·식습관·수면·정기검진 등 실제 건강관리로 연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유전적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위험도가 낮다고 해서 질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결국 건강은 유전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과 생활 습관, 환경, 의료적 관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팔팔백세를 위한 새로운 건강관리, 고령화 시대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건강수명을 늘리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건강검진으로 현재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유전적 특성과 위험 요인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떤 검사든 만능은 아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검사를 선택하고, 결과를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몇 살까지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일지도 모른다.
100세 시대의 건강관리는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건강을 미리 이해하고 관리하는 예방 중심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하나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건강관리는 검사 결과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늘의 생활을 바꾸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골골백세'가 아니라 '팔팔백세'.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위해, 이제 자신의 건강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때다.
이 글은 유전자 검사와 건강관리에 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칼럼이며, 특정 검사나 의료서비스의 이용을 권유하거나 질병의 진단·치료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본 칼럼의 작성 과정에서 DNA EVER 임성식 대표로부터 필자인 김재훈 대표가 유전자 검사 관련 자료와 설명을 제공받았다. 특히 특정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광고·홍보를 목적으로 작성된 글은 아니다.
[칼럼제공]김재훈
메타경영지원단(주) 대표 010-6614-41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