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재건축사업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의 문제점을 다루는 제5편에서는 감정평가법인 선정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혹시 모를 오류나, 과실, 위법감정평가 등이 발생된 경우 실질적 검증 주체가 빠졌다면 조합원들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 줄 것인가?
재건축사업의 종전자산 감정평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74조 제4항에 따라 시장·군수 등이 선정·계약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과 조합총회의 의결로 선정·계약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 이렇게 2개 법인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 평균하여 산정한다.
그런데 재개발사업·주거환경개선사업은 시장·군수 등이 2인 모두를 선정하는 반면, 재건축사업만 조합이 직접 감정평가법인 1인의 선정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조합(집행부)과 시공사의 이해관계가 얽힐 수 있는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이 스스로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다른 감정평가법인과 '독립적으로' 상호 검증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두 감정평가법인의 결과를 '산술평균'하는 방식은 서로 다른 결론을 절충하는 것일 뿐, 두 법인이 동일한 방법론적 오류(예: 용적률 등 행정적조건 반영 소홀)를 공유하고 있다면 산술평균을 거쳐도 그 오류는 그대로 남는다. 즉 산술평균은 '평균'이지 '검증'이 아니다.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표본조사) 제도가 있지만 이는 사후적·샘플링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개별 조합원이 자신의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직접 신청할 수 있는 통로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
관리처분(변경)계획에 대한 총회 의결과 시장·군수등의 인가 절차 역시 감정평가액의 실체적 타당성을 재검증하는 절차라기보다는 관리처분계획이 확정한 권리의무관계를 민사상 소유권변동의 모습으로 완성하는 집행행위로서의 법적 성질을 갖는 절차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현재의 관행은 상대적 가치 비율이 산정되는 전 과정에서 그 실체적 타당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주체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등 구조적인 공백이 존재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목차
왜 '검증 주체의 부재'가 문제인가
감정평가법인 선정 구조,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
'산술평균'은 검증이 아니다.
사후 검증 장치의 한계, 타당성조사와 총회·인가 절차
검증 공백이 조합원에게 미치는 영향
개선 방향 제언
Q&A
맺음말
1. 왜 '검증 주체의 부재'가 문제인가?
앞선 칼럼들에서 짚어본 '현황 기준의 모호성', '용적률(행정적 조건) 반영 소홀', '실무기준의 법적 통제 미비', '감정평가사 책임의 실효성 부족' 등의 문제는 결국, 이 모든 과정에서 상대적 가치 비율이 제대로 산정되었는지를 누가, 어떻게 검증하는가인데, 놀랍게도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마땅치 않다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문제다.
이에 다음 칼럼에서는 사례의 과천 정비구역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에 대해 보다 자세히 필자가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서 재검토하고자 한다. 감정평가사가 평가하고, 조합이 총회에서 의결하고, 시장·군수 등이 인가하는 절차는 있지만, 그 어느 단계도 '상대적 가치 비율 산정의 실체적 타당성'을 독립적인 시각에서 재검증하는 절차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2. 감정평가법인 선정 구조, 재건축과 재개발의 차이
도시정비법 제74조 제4항은 도시정비사업에서의 감정평가법인 선정과 감정평가액 산정 방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주거환경개선사업 또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시장·군수 등이 선정·계약한 2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이고, 재건축사업의 경우는 시장·군수등이 선정·계약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과 조합총회의 의결로 선정·계약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이다.
이 두 유형 모두 최종적으로는 복수 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하여 산정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재개발·주거환경개선사업은 감정평가법인 전원을 공적 주체인 시장·군수등이 선정하는 반면, 재건축사업은 그중 1인을 조합총회 의결로 조합이 직접 선정한다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
법 제45조 제1항 제5호는 감정평가법인 등의 선정 및 변경을 총회 의결 사항(시장·군수 등이 선정·계약하는 감정평가법인 등은 제외)으로 규정하면서도, 이를 총회 의결을 거쳐 시장·군수 등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를 두고 있을 뿐, 원칙은 조합(총회)의 선정권을 인정하는 구조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한가. 재건축조합은 시공자 선정, 사업비 조달 등에서 시공사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형성하며, 조합 집행부의 의사결정이 총회라는 형식을 거치더라도 실질적으로 조합 집행부·특정 이해관계자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조합이 직접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시장·군수등이 선정한 감정평가법인과 완전히 독립적인 제3자적 입장에서 상호 검증 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은 이유다.
3. '산술평균'은 검증이 아니다.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액을 산술 평균하는 방식은 언뜻 '두 개의 독립적 의견을 교차 검증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산술평균은 서로 다른 결론이 나왔을 때 그 차이를 절충하는 계산 방식일 뿐이다. 사례의 과천정비사업구역의 종전자산 감정평가에서와 같이 두 감정평가법인이 만일 집합건물법, 도시정비법 및 감정평가관계법규 등과는 다르게 자의적으로 평가한 경우 이것이 동일한 방법론적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면 아무런 교정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위 사례의 과천정비사업구역에서와 같이, 두 감정평가법인이 모두 개별요인 비교 중 행정적 조건(용도지역·용적률) 격차율을 실제보다 낮게 산정했다면, 두 결과를 산술 평균해도 이때 발생된 오류는 그대로, 혹은 오히려 '두 전문가가 합의한 결과'라는 외형적 정당성만 얻은 채 유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감정평가업계 내에서 통용되는 실무 관행, 유사 사례에 대한 관성적 접근, 조합·시행자로부터 받는 심리적·경제적 압력 등이 두 감정평가법인에 공통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산술평균은 '독립적 상호 검증'의 대체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4. 사후 검증 장치의 한계, 타당성 조사와 총회·인가 절차
현행 제도에는 감정평가의 사후적 적정성을 점검하는 장치로 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표본조사)가 있다. 그러나 이는 매년 일정 표본을 추출해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로 설계되어 있어, 특정 조합원이 자신이 속한 정비사업의 종전자산 평가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이를 계기로 재조사를 신청할 수 있는 개별적 구제 통로의 기능을 하기는 어렵다.
관리처분계획 수립 절차 역시 마찬가지다. 조합총회는 관리처분계획(안)을 의결하지만, 조합원 개개인이 자신의 종전자산 평가액이 상대적 가치비율 산정 원칙에 맞게 산출되었는지를 총회에서 실질적으로 검증할 전문성과 시간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후 시장·군수등의 인가 절차도 관리처분계획이 법령상 필수 기재사항을 갖추었는지, 절차적 요건(공람·의견청취 등)을 준수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중점이 있을 뿐, 감정평가액 산정의 실체적 타당성(개별요인 비교의 적정성 등)을 전문적으로 재검토하는 절차로 보기는 어렵다.
5. 검증 공백이 조합원에게 미치는 영향
이런 구조적 공백은 첫째 문제 제기 시점의 지연이 발생된다. 감정평가 단계에서는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고 나서야, 혹은 입주 이후 분담금 정산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상대적 가치 비율의 왜곡을 체감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입증 부담의 전가가 발생된다. 사전적 검증 장치가 없으니, 결국 사후적으로 조합원 스스로 소송을 통해 문제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앞선 칼럼에서 다룬 손해배상·행정소송의 입증책임 문제와 연결된다.
셋째 제도에 대한 신뢰 저하가 발생된다. '전문가 2인이 평가하고 시장·군수등이 인가했다'는 절차적 정당성이, 실제 감정평가 결과의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질수록, 정비사업 감정평가 제도 전반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
6. 개선 방향 제언
재건축사업 감정평가법인 선정 구조의 독립성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합총회 의결로 선정하는 감정평가법인 등에 대해서도, 시공사·조합 임원과의 이해관계 유무를 사전에 공개·검증하는 절차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산술평균 이전 단계에서의 상호 검토 절차 도입이 필요하다. 두 감정평가법인의 평가 결과가 일정 비율 이상 차이 나는 경우, 단순 산술평균으로 확정하기 전에 그 차이의 원인(특히 행정적 조건 등 핵심 개별요인 비교 항목)에 대한 상호 검토·소명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조합원 신청형 재조사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정 수 이상의 조합원이 서명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원의 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수 있는 개별 신청 통로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총회 의결 전 제3자 검증 보고서 첨부 의무화가 필요하다. 관리처분계획(안) 총회 상정 시, 감정평가법인 2곳의 감정평가 결과 차이와 그 원인을 조합원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한 요약보고서를 첨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7. 자주 하는 질문 Q&A
Q. 재건축사업의 종전자산 감정평가는 누가 하나요? / A. 시장·군수등이 선정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과, 조합총회 의결로 선정한 1인 이상의 감정평가법인 등, 이렇게 2개 법인이 각각 평가하고 그 금액을 산술평균해 산정합니다(도시정비법 제74조 제4항)
Q. 재개발사업과 무엇이 다른가요? / A. 재개발·주거환경개선사업은 감정평가법인 2인 모두를 시장·군수 등이 선정합니다. 반면 재건축사업은 그중 1인을 조합총회 의결로 조합이 직접 선정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가 있습니다.
Q. 두 감정평가법인의 결과가 다르면 어떻게 되나요? / A. 별도의 조정·심사 절차 없이 산술평균으로 확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결과의 차이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구조적 검증 절차는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Q. 상대적 가치 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어디에 확인을 요청해야 하나요? / A. 우선 조합에 감정평가서 및 산출 근거자료의 열람을 요청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원의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 제도도 있지만, 이는 개별 사건에 대한 신청형 구제 절차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조합원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은 무엇인가요? / A. 관리처분계획(안)이 총회에 상정되기 전 단계에서, 자신이 속한 블록·평형의 감정평가 결과를 다른 블록·평형과 비교해 이상 유무를 사전에 검토하고 조합에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이후에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행정소송·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사후적 구제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8. 맺음말
감정평가법인 2곳이 평가하고, 조합총회가 의결하고, 시장·군수 등이 인가하는데 이는 절차만 놓고 보면 여러 겹의 안전장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런 것들을 실제로 '상대적 가치 비율 산정의 타당성'을 독립적으로 검증하도록 설계되어 있는지를 따져보면, 답은 매우 궁색하다.
형식적 절차의 중첩이 실체적 검증을 대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조합원의 재산권이 걸린 숫자라면, 그 숫자를 누가, 어떻게 검증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 이 칼럼은 특정 판결이나 특정 감정평가법인의 법적 책임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전자산 감정평가 및 상대적 가치 비율 산정 과정에서 실질적 검증 주체가 부재한 구조적 문제를 짚어 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에 기여하고자 작성되었다.
[칼럼제공]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회장




















